언론보도

[기사] 속기용 키보드로 회의록ㆍ재판ㆍ방송자막 등 기록

  • 관리자
  • 2015-02-05

 
"찰나의 순간을 타이핑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억력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의 생동감이 제 두손을 타고 미래까지 생생히 보존된다니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이수진(25ㆍ여)씨는 각종 기관의 조사 및 회의에 참석해 현장의 발언내용과 상황을 기록하는 프리랜서 속기사다. 이씨는 지난해 5월 한글속기 3급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후 전주의 한 대학병원 원스톱 센터에서 조사기록을 담당했다. 그동안 경찰 및 사회복지사와 사건ㆍ사고 피해자간 진술 조사 과정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실시간 타이핑을 도맡았다. 또한 지난해 11월 전남도의회 정례회 속기사 모집에 지원, 회의내용을 녹취 및 기록한 바 있다.

이씨는 "일의 특성상 띄어쓰기, 문법 등 올바른 용어 사용과 더불어 관련 분야의 지식까지 얻고 있다"며 "원스톱센터에서 피해자 조사 과정을 기록하며 사건해결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을 느껴 꾸준히 경험을 쌓아 경찰청 속기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속기사는 국회, 법원의 재판 과정 등 각종 회의 내용을 비롯해 방송자막을 기록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속기부호를 이용해 기록하는 수필속기사는 사라졌으며 속기용 키보드를 사용하는 추세다. 내용을 신속 정확하게 기록해야 하므로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 등이 요구된다. 속기용 키보드는 일반 컴퓨터 키보드와 배열 및 사용법이 달라 능숙한 기기 조작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유리하다.

속기사가 되기 위해선 자격증이 필수다. 한글속기 국가기술자격증은 1, 2, 3급으로 나뉘며 5분 동안 1200~1600자 분량의 연설문, 논설문 낭독을 기록하면 된다. 시험은 연 2회 진행되며 응시자격 및 필기시험이 없어 타 자격증보다 취득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기사 학원은 두곳이 있다. 서구 농성동 속기협회와 동구 금남로 1가 민간학원이 그곳. 속기협회에서 속기용 키보드를 280만원대에 구입할 경우 교육과정 및 실무지원 등은 무료다. 민간학원은 기기값은 250만원대 이며 학원비는 월 20만원 이면 된다. 기기는 직접 구매해야 한다.

법원, 검찰청, 국회 등 관공서의 6~9급 속기공무원, 방송사를 비롯한 기업 및 단체의 속기사로 취업이 가능하다. 각종 세미나, 이사회 등 회의록을 작성하는 프리랜서로 활동할 경우 시간당 약 20만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수보다 월급제로 시행되는 추세다.

전광원 한국디지털영상속기협회 광주호남지부 간사는 "속기사는 실시간 발언 및 방송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역할로서 중요성을 띤다"며 "정부부처의 주요회의 등의 속기록 작성, 지상파 방송 등 자막방송이 의무화되면서 속기사의 채용 및 활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