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 합격수기

[조** 회원님] 00시의회 기간제 근무 후기 입니다. ^^

  • 관리자
  • 2024-10-08

안녕하세요!

9월 초에 한글속기 시험을 치고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네요.

오는 1015일에 한글속기 하반기 시험 결과 발표가 있는데요!

합격자 발표가 나면 많은 분들이 경력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실 것 같아요.

저도 처음 시작할 때 다른 분들의 근무 후기를 보고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예쁜 마음으로 기간제 속기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살짝 보여드리려 왔습니다.

 

 

근무 계기

저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일하고 있는 기간제 속기사입니다. 사실 타지로 나가서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와 출퇴근이 가능한 사무소에서 짧게나마 속기사로서 시작했어요. 그 다음 제가 살던 지역구에서 첫 의회 기간제 속기사로 일을 하게 되었고, 이때 비로소 속기사라는 직업에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 내가 하고 싶었고 막연했지만 꿈꿔온 모습에 가깝구나.’ 라고요. 대체로 의회 기간제 공고를 보면 한두 달, 더 짧게는 일주일씩 구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망설이다가는 경력을 쌓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막무가내로 공고를 보고 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고, 지금의 의회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무 준비

연고지에서 출퇴근을 할 수 없으니, 당연히 집부터 구했습니다. 합격연락을 받고서는 하던 일도 그만둬야 했고, 2주의 시간동안 본가와 타지를 오가며 마땅한 집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경력 단 하나만 보고 지원했기 때문에 돈이나 다른 것들은 잠시 후순위로 미뤄두고 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집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계약을 했습니다! 출근 하루 전날 밤에 입소할 수 있었어요.

 

웬만한 사무용품은 자리에 잘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개인 데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컴퓨터와 이어폰 전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무적으로 필요한 것은 여쭤보시고 이후 근무하시면서 본인이 필요한 개인용품만 잘 구비하시면 될 것 같아요. (편한 신발, 양치도구, 달력, 필기 문구류, 텀블러 등 업무외적인 것들)

대신 속기 키보드만큼은 꼭! 본인이 잘 간수하고 챙기셔야 합니다.

 

또 의회에서 근무하기 전에 의회 홈페이지를 꼭 방문해 주세요.

지금까지의 모든 회의록이 다 올라와 있고 열람이 가능하답니다. 의원 성함도 미리 익혀두시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어떤 위원회가 어떤 내용을 담당하는지도 한번 살펴보시고요. 유튜브 라이브 송출을 하는 의회도 꽤 많이 있으니 해당되신다면 영상도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따라 쳐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구나.’하는 배움과 학습이 분명 나중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될 거예요! (실제로 매번 모르는 사업 명, 조례, 지역 이름이 나옵니다.)

 

 

근무복장

회의가 있는 날에는 당연히 예외 없이 단정해야 합니다. 블라우스나 셔츠같이 단정한 상의에 슬랙스나 정장바지, 정장치마(짧지 않게)를 입는 게 좋아요. 사실 단정해 보이기만 하다면 크게 지적받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적받게 되면...꺅)

 

팁으로 사무실에 어두운 블레이저나 마이 한두 개 가져다 두시면 회의가 있을 때마다 두르고 가시면 편해요. 갑작스러운 일정이 잡혀도 대처하기 편하실 거예요. 한여름이더라도 회의실이나 건물 내부에서는 에어컨 때문에 추울 수도 있어요. 긴팔은 꼭 마련해두세요.

 

 

식사

저는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제공받았어요. 금액을 미리 충전해두고 카드를 찍으면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답니다. 평소에는 팀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되고, 회의가 있는 날에는 제가 담당하는 위원회에 참석하신 의원님들과 직원분들과 함께 외부식당을 이용합니다. 토속적인 음식을 먹을 때도 종종 있는데, 저는 가리는 음식이 없기도 하고 보양식(?)먹는 개념으로 맛있게 잘 먹었어요. 못 먹는 음식이 있는지 미리 물어봐주시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다 양해해주십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 분들 정말 친절하세요.

 

 

근무내용(교대 방식, 업무)

*의회마다 다르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읽어주세요.

A위원회와 B위원회 그리고 본회의 / 속기사는 4명 있습니다. (a~d) 표시 하겠습니다. 

 

A위원회에는 a속기사와 b속기사 2명이 참여 하여 각각 2시간씩, 

B위원회에는 c속기사와 d속기사 2명이 참여 하여  각각 2시간씩 진행 하고 있습니다. 

 

본회의에서는 a+b 속기사가 한 팀, c+d 속기사가 한 팀이 되어서

- 50분 속기 - 10분 정회 - 50분 속기 - 10분 정회 (교대) 

*정례회 기간일 때는 10-12시 / 2-4시 / 4-6 + 추가 속기를 하고 있습니다. 

 

*위원회 속기

지금 근무 중인 의회에서는 2개의 위원회에 각 2명씩 배정되어 2시간씩 교대했습니다.

정회시간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길어지면 세 시간, 네 시간까지도 앉아있어야 합니다.

대체로 2시간(50분 회의 10분 정회 50분 회의 10분 정회<교대>)을 생각하면 되지만,

회의라는 게 생각보다 유동적일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사무실에 계신다고 해서 그냥 본인의 업무만 하시기보다는 시간 체크도 잘 하셔야 하고 회의실 상황도 잘 보셔야 합니다. 다행히 여기 의회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 라이브를 작게 틀어놓고, 유동적인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답니다.

▶위원회실 속기사 자리

 

*본회의 속기

위원회와는 다르게 본회의는 두 명이 동시에 들어가야 합니다. 시간 혹은 각자 담당하는 발언자를 미리 정해놓고,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속기사 자리에 앉아 일을 하면 됩니다. 일 하는 방식은 위원회와 별로 다를 바 없지만, 직원들도 많이 계시고 외부 사람이나 기자들의 출입이 허용되는 때도 있다는 점 알고 계시면 좋을 거 같아요.

▶본회의장 속기사 자리

 

*회의 시작 10~15분 전쯤에 미리 회의실로 가셔서 아래의 업무를 수행하시면 됩니다.

 

1. 속기키보드, 녹음기 챙겨서 회의실 입장

2. 마이크 이상 없는지 확인

3. 속기사 자리에 키보드 연결 (속기모드 및 키보드 확인)

4. 회의 시작 1~2분 전에 미리 녹음 시작

5. 으아아 속기

  *녹음기 꼭 미리 충전해두세요. 방송녹음이 아무리 잘 된다고 하더라도, 일반 녹음기로 2차 녹음은 필수입니다. 연식이 오래됐거나 충전이 잘 안 됐다면 나중에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출근하면 꼭 충전부터 해둬야 합니다. 그리고 용량도 미리 확인하여 백업해두시면 금상첨화)

 

 

2시간동안 쳐내다보면 정말 기운이 빠지고 힘든데, 회의실에 구비된 까까 하나 챙겨먹고요().

정회 후 교대를 하면 사무실로 내려가서 한숨 돌리고 바로 수정 및 번문 작업에 들어갑니다!

진행되는 회의 한 번씩 봐주시면서 남은 시간은 회의록 수정과 번문에 쏟으시면 됩니다.

  수정 및 번문 때 드리고 싶은 팁은 상용구 사용입니다. 화자 구분도 편하게 할 수 있으니 손에 익혀두시고 실무 때 써보세요!

 

 

끝으로

근무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조금 민망하지만, 정말 좋은 마음으로만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보았습니다. 시작이 어려우신 분들, 그리고 이번 10월에 생겨날 많은 예비 속기사분들이 제 글을 보고 실무에 대한 두려움을 좀 내려두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많은 분들이 항상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끝이 꽃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빨리 제자리를 찾고 싶네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